뮤지컬적인 요소를 적재적소에 집어넣어 이야기가 무너지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영화와 조화롭게 흘러 훌륭한 밸런스를 가지고 있다. 배경음악 속 리듬과 템포변화를 통한 뛰어난 완급 조절과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감성영화 소개한다.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 내용
하늘을 비추고 있던 카메라가 땅으로 내려오면서 영화는 시작되고 있다. 스로리는 다소 진부할 수 있지만 음악과 춤 노래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그런 내용이다. 꿈과 사랑을 지키고 싶은 남자 세바스찬과 꿈과 사랑을 이루려는 미아는 비슷한 거 같지만 미묘하게 다른 출발선에서 둘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자 주인공 미아는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오디션장과 사교모임을 번갈아 다니며, 자신의 재능과 매력을 알아봐 줄 누군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꿈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낙담하며 집으로 걸어가던 도중 어디선가 들려오는 구슬픈 피아노 소리에 무언가에 홀린 듯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 보게 된다. 그 안에 선 피아노를 연주하는 세바스찬이 있었다. 남자 주인공 세바스찬은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지키기 위해 재즈 클럽을 여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신념을 믿고 흔들림 없이 세상에 나아가길 원하는 세바스찬. 하지만 그러기엔 당시 그가 처한 상황이 좋지 못했다. 은둔 생활은 기본에다 무보험 차량을 운전하는 것도 모자라 집으로 각종 미납 고지서가 날아들어왔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 있는 세바스찬은 과거 자신의 신념 때문에 쫓겨났던 레스토랑 연주자 자리에 다시 취직하게 된다. 보통 상황이었다면 곡 선정에 있어 오너와 연주자가 번갈아 선택할 수 있었지만 당장 돈이 필요했던 그는 자존심을 눌러가며 재즈가 아닌 가벼운 캐럴만을 연주한다. 누구도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고독한 무대가 이어지고 경쾌하던 캐럴은 어느샌가 구슬픈 재즈로 변하게 된다. 이 모습을 그를 가만히 둘리 없는 사장은 당연하게도 세바스찬을 그 자리에서 해고해버린다. 미아는 급히 세바스찬에게 말을 걸어보려 하지만 기분이 상할 때로 상해버린 그는 무심하게도 그녀를 지나쳐버리고 예상치 못한 그의 모습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미아. 우연히 스쳐간 오프닝에서의 첫 대면도 지금의 두 번째 만남도 이들에게 썩 유쾌하지만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운명은 이미 마법 같은 피아노 선율에 걸려 있었다. 이후 또 한 번의 우연으로 둘은 마주하게 되고 몇 차례의 약속된 만남을 통해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때 미아는 계속되는 오디션 실패로 상처받고 지쳐있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꿈을 사랑하지만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세바스찬은 오디션 대신 직접 역할을 만들고 꾸밀 수 있는 1인극 무대에 도전해 볼 것을 권유하게 된다. 역사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미아가 재즈를 싫어한다고 말하자 본인이 자주 가던 클럽에 데려가 연주를 들려주며 그 역사와 매력에 대해 얘기해 주기도 한다. 대화를 통해 미아는 세바스찬이 추구하는 방향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다. 그래서 이후 그녀는 그 꿈을 지켜주고자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들을 지나 마침내 연애는 시작되었고 두 사람은 점점 더 서로의 꿈을 이해해 주며 사랑하게 된다. 언제까지나 경고할 것만 같았던 이들의 사랑은 불행하게도 어떤 한 인물의 등장과 함께 조금씩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그 인물은 바로 데이트 도중 우연히 만나게 된 세바스찬의 동창 키이스였다. 그는 정통 재즈만을 고수하는 세바창과는 다르게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것에 재즈의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서로 방향이 다름에도 그의 재능을 누구보다 잘 아는 키이스는 함께 밴드 활동을 하자며 설득을 한다. 고집스러운 세바스찬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 리가 없었고, 그렇게 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잠잘 준비를 하던 그에게 미안은 셉스라는 클럽 이름이 적힌 로고를 만들어 선물한다. 세바스찬은 이에 고마워하면서도 클럽 이름은 반드시 치킨 꼬치여야 한다고 못을 박아버린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인 찰리 파커가 치킨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나타나듯 치킨 꼬치이라는 이름은 세바스찬 본인만의 고집스러운 꿈을 표현하기도 하다. 그의 신념이 변하지 않듯 클럽 이름 역시도 쉽게 바꿀 수 없었다. 이렇게 굳건하기만 하던 세바스찬이 어느 날 갑자기 키이스 밴드에 합류하게 된다. 미아와 함께하는 삶이 어느샌가 자신의 꿈보다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선택이 미아를 위한 길이라 믿고 자신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그런 세바스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1인극을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대본 쓰는 것은 물론이고 소극장 대여나 자잘한 소품 준비까지 혼자 모든 걸 해내고 있었다. 이토록 바쁜 와중에도 세바스찬의 공연을 보러 가는 것만은 잊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의 열광 속에 무대는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녀는 마음 편히 웃을 수가 없었다. 그가 자신과 맞지 않은 옷을 입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단번에 느꼈기 때문이다. 공연 이후 유명해진 세바스찬은 월드 투어 일정이 잡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내야 했고 미아와 함께하는 시간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의지할 곳을 잃은 채 지쳐만 가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시간적 여유가 생긴 세바스찬은 미아 몰래 집에 찾아가 그녀를 놀래 켜주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행복한 시간을 가지며 얘기를 나눈다. 소소한 대화들이 끝나갈 무렵 미아는 투어가 언제쯤 끝나냐고 넌지시 물어보게 된다. 이 말을 꺼낸 이후에는 함께 지내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보다 그의 꿈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에 걱정되는 마음에서였다. 미아를 위해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자신이 질타를 받게 되자 마음에도 없는 말을 꺼내며 그녀에게 큰 상처를 주고 만다. 결국 소중했던 둘만의 시간은 서로에게 아픔만 준 채 지나가버리게 된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아는 마침내 1인극 무대에 서게 되었다. 그녀는 관객이 몇 없더라도 세바스찬만큼은 당연히 와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무대가 끝날 때까지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낭만을 이야기하며 꿈을 제시해 주던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 두려워했던 모든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자 깊은 절망에 빠져버리는 미아. 스케줄 때문에 부득이하게 늦어버린 세바스 차는 급히 달려오지만 이미 무너져버린 그녀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미아는 그렇게 고향 집으로 내려가 버리고 홀로 남겨진 세바스 차는 다시 예전에 그녀가 사랑하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캐스팅 디렉터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오고 1인극을 보고 그녀를 캐스팅하기 위해 걸려온 전화였다. 세바스찬은 고향으로 내려간 미아를 찾아가 이 소식을 전해준다. 하지만 1인극 이후 자신감을 잃은 그녀에겐 모든 것이 두렵기만 했다. 그럼에도 그녀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내일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말한다. 다음 날 결국 두 사람은 함께 오디션장에 가게 되고 거기서 미안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패의 상처로 인해 망가져버린 예술인들의 삶을 위로하는 가사를 담고 있은 오디션이란 곡을 부르게 된다. 오디션에 합격하게 된다면 미아는 파리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고민하게 된다. 세바스찬은 만약 합격하게 된다면 모든 것을 그곳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런 그에게 미아는 언제나 사랑하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5년이 지나고 파리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미아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LA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옆에 세바스찬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미아는 남편과 함께 데이트를 즐기던 도중 우연히 한 클럽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입구엔 과거 자신이 세바스찬에게 선물해 줬던 씁쓸한 로고가 붙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자 무대 위에 서 있는 세바스찬이 보인다.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치게 되고 세바스찬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피아노 앞에 앉는다. 다시 한번 운명의 연주가 시작되고 두 사람은 꿈의 세계인 라라랜드로 빨려 들어간다. 미아의 1인극은 세바스찬을 포함한 많은 관객들로 채워져 있었고 둘은 파리로 떠나 함께 꿈을 이루었으며 가정을 꾸렸고 지금 이곳으로 공연을 보러 온 5년 전 두 사람이 바라왔던 그런 꿈이었다. 연주가 끝난과 동시에 두 사람은 다시 현실로 돌아왔고 미안한 마음에서였는지 미아는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나려 합니다. 하지만 또 한 번 서로 눈이 마주치게 되고 그녀의 마음을 안다는 듯 그는 미소로 말을 한다. 그녀 역시 미소로 화답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감독
데미안 샤젤은 1985년 1월 19일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나이에 영화 제작에 대한 열정을 키웠고, 하버드 대학에서 시각 및 환경학 학위를 받은 후, 그는 남가주 대학에서 권위 있는 영화 제작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샤젤의 돌파구는 2014년 젊은 재즈 드러머의 강박적인 완벽 추구에 대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드라마인 그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인 위플래쉬와 함께 왔다. 이 영화는 5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고 J.K. 남우조연상을 포함하여 3개의 상을 받았다. 샤젤은 2016년에 라라랜드와 함께 위플래시를 따라 했는데, 이 뮤지컬은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이 로스앤젤레스에서 고군분투하는 예술가로 출연한 로맨틱 뮤지컬이다. 이 영화는 상업적이고 비평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14개의 오스카 후보에 올랐으며, 샤넬 감독상을 포함하여 6개의 상을 수상하여, 그를 최연소 수상자로 만들었다. 샤젤의 다른 주목할 만한 영화로는 NASA의 달 착륙 노력을 기록한 우주서사시 퍼스트맨(2018)과 그가 창작하고 제작한 넷플릭스 뮤지컬 시리즈 더 에디(2020)가 있다. 셔젤은 영화 제작에 대한 그의 강렬하고 세심한 접근, 재즈 음악에 대한 그의 사랑, 그리고 지금까지 그의 모든 영화를 작곡한 작곡가 저스틴 후르비츠와의 협력으로 유명하다. 그는 오늘날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가장 흥미로운 젊은 감독들 중 한 명으로 널리 여겨진다. 감독은 라라랜드를 통해 어떤 무거운 철학이나 사상 같은 것을 말하고자 하지 않았다. 그보다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모든 이들이 쉽게 공감하기를 바랐다. 감독은 그저 꿈을 꾸는 평범한 모든 청춘들을 다독이고 격려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이러한 단순하고 작은 울림이 이 영화에선 그 어떠한 철학적 메시지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해석
전작인 위플래시에서 일과 사랑을 동시에 이루는 것을 부정적으로 그렸었기 때문에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씁쓸해 보일 수 있는 그런 결말인 거 같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성향을 띠고 있어 굳이 연관 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보였다. 서로의 존재를 통해 세바스찬은 꿈과 사랑을 지켜낼 수 있었고 미아는 이뤄낼 수 있었다. 마지막 장면의 클럽 로고를 보면 세바스찬이 고집하던 치킨 꼬치가 아닌 미아가 그려낸 셉스를 타이틀로 걸고 있었다. 이는 이곳이 두 사람이 함께 꾸던 꿈의 공간임을 말하고 있다. 만약 미아가 지켜주지 않았다면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과 만났다면 현실에 부딪혀 이룰 수 없는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있었기에 그저 꿈으로만 남을 수 있었던 그 공간이 완벽하게 현실로 구현될 수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그려낸 멋진 꿈의 공간에서 꿈의 대화를 통해 성장 과정 속 서로 아팠던 기억들을 보듬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성숙한 사랑을 말하는 완벽한 엔딩이었다고 생각된다. 길어졌지만 사실 이 영화는 해설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인물들의 입장이나 심리 상태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구성돼 있기 때문에 그냥 흘러가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영화를 감상하면 될 것 같다.
